걷이 끝난 들판에 누군가 서서눈물 뿌리지 않는다면새 봄에 돋는 싹이 어찌사랑일 수 있으랴 수수깡 빈 대궁인 채 바람에 날리며잿빛 산등성이 등지고 기인 그림자 끄는네 몸뚱이, 죽어또 죽어 땅에 몸 눕히면구름만 덮일 뿐 모두 다 떠나가는데 계절의 끄트머리에 누군가 서서함께 비 젖지 않는다면어찌썩어 다시 생명일 수 있으랴 - 박형진, ‘다시 들판에 서서 2’ 전문 변산반도 모항은 한적한 어촌이다. 동구 밖엔 시나브로 바닷물이 첨벙댄다. 그래서 어느 시인은 모항에 가면 바다를 보듬고 하룻밤을 잘 수 있다고 노래했다. 뒷동산은 천연기념물 호
어쩌리, 들판에 서면 떠나지 못하네작은 가슴 미어지게 들판이 비어가면설움 깊어져서 못내 돌아보고떠나지 못하는 무엇이 있을까기어이 뿌리치지 못하는정든 것이 있었을까 노여움이었구나똑바른 정을 다해 들판을 키웠는데거름내고 흙을 갈고 씨 뿌리고 김을 매며땀 흘리던 저 일손들, 들판을 채우던 저 알곡들어느 것 하나 성하지 못하니들꽃들 스스로의 허리꺾고흩어져서는 울고 있는지눈물 감추며 더욱 아픈 마음들부르면 달려오는 것일까 들판에 가면 이제 알겠네‘저 건너 묵은 밭에쟁기 벌써 묵었느냐임자가 벌써 묵었느냐’빈 들판 울러대는 찬 바람 잠 재우며거